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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협회뉴스 | 2017년 09호
대한암협회 노동영 회장 인터뷰
(사)대한암협회의 초대 회장은 삼성그룹의 창립자인 이병철 회장이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이희호 여사가 명예회장직을 수락하면서 대통령 영부인이 명예회장을 맡는 전통이 생겼고, 지금은 김정숙 여사가 명예회장으로 있다. 노동영 박사는 의사로서 질병 치료와는 별개로 전문성을 살리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봉사라는 것이 시간이 들고 성가신 일이기는 하지만 그 시간들이 성과로 나타났을 때의 보람은 그간의 어려움을 상쇄하고 남기 때
인터뷰 기자 | 2018-01-08

본문

(사)대한암협회의 중점사업은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대한민국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0%가 넘는다. 조기에 찾아낼 수만 있다면 완치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전 세계에서 유방암에 관한 한 이만한 성과를 내는 나라는 없다. 세계 최고라는 말이다. 생명을 다루는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는 것은 소비재 시장에서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그 가치의 중심에 노동영 박사가 있다.

 

 ▶ 외과의사는 성직자에 버금가는 고귀한 직업

 노동영 박사는 자신이 의료계에 발을 들였을 때는 외과의사가 아주 멋진 직업으로 인정받던 시절이라고 기억한다. 그에게 외과의사의 꿈을 심어준 사람은 암 치료의 대부 격이었던 김진복 교수였다. 제자들과 후배들에게는 엄격하고 무서웠지만 집념이 강했고 위암 절제술을 처음으로 시도하는 등 환자를 위해서라면 무슨 수를 쓰더라도 치료방법을 찾아내는 분이었다. 이러한 김진복 교수의 모습에 매료돼 외과를 선택했다.

 외과의사가 되기는 했지만 그가 의대를 마칠 때는 다들 이비인후과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왜냐하면 그의 부친이 이비인후과 의사였기 때문이다. 그의 결정에 대해 아버지는 반대하지 않았다. 다만 “김진복이 반만큼만 할 자신이 있으면 하라”고 격려했다. 그래서 그는 이비인후과의 작은 칼을 버리고 큰 칼을 택했다. 지금은 발에 채는 것이 의사지만 당시에는 드물기도 했거니와 성직자에 버금가는 아주 고귀한 직업 중에 하나로 여겨졌다. 특별히 의사가 돼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보고 배운 것이 의사였고 당연히 그렇게 돼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교수의 가치는 학술적인 성과로 결정되지만 의사의 가치는 환자를 얼마나 도울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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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찍 결혼해서 모유 수유해야 유방암 예방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대한민국이 최고다. 그러므로 한국 최고의 유방암 권위자인 노동영 박사가 세계 최고라고 해도 이의를 제기하기가 쉽지 않다. 저명한 의사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와 많은 연예인들이 노동영 박사에게 수술을 받고 완치됐다. 하지만 그는 유명한 사람들보다는 20대와 30대의 젊은 환자들을 치료한 것이 가슴에 남는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지금도 선명하게 얼굴이 떠오를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고.

과거에는 유방암으로 확진이 나면 당연해 절제하는 것이 상식이었지만 지금은 가급적이면 모양을 살리기 위해 고심한다. 유방암 수술의 약 70%는 모양을 살릴 뿐만 아니라 미용성형을 함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간암이나 자궁경부암 등은 바이러스가 원인이므로 백신을 통해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유방암은 구체적인 예방법이 없다. 굳이 원인을 찾자면 늦은 출산과 모유 수유 기피, 폐경 후의 비만 등을 지목할 수는 있다.

 유방암은 대표적인 선진국형 질환으로 대한민국이 가난했던 시절에는 드물었다. 아시아에서는 부자 나라였던 일본과 싱가포르 등지에서 흔했던 그 암이 이제는 한국을 지나 중국에서도 아주 쉽게 발견된다.

 노동영 박사는 누구나 적령기에 결혼해서 모유 수유를 하고 폐경 후에도 몸매 관리를 잘 할 수는 없으므로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말한다. 그의 경험에 따르면 꾸준하게 운동을 한다면 약 40% 정도 억제효과가 있다. 또 운동은 치매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노동영 박사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핑크리본’ 운동을 주창한 사람이기도 하다. 해외에서는 핑크리본을 앞세워 많은 행사도 열고 적극적으로 유방암에 대처하는데 한국에서는 왜 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에서 한국의 핑크리본은 출발했다. 그가 이런 의문을 품고 있을 즈음 아모레퍼시픽의 서경배 회장에게서 제의가 왔고 본격적인 사회활동으로서 핑크리본이 시작될 수 있었다. 약 20년째 이어지는 핑크리본의 최대 후원사가 아모레퍼시픽과 에스티로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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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핑크리본’, 노동영과 서경배의 의기투합

 그는 유방암에 그치지 않고 암환자에 대한 지원, 암에 대한 홍보 등을 목적으로 하는 대한암협회를 이끌고 있다. 회원 중에 70%는 암환자이고 나머지 30%는 의사와 기업 등으로 구성된다.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여느 협회와는 달리 회장이 직접 나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 탓에 회원 모집에도 어려움이 많다. 암은 국민 3명 중 1명이 걸리는 질환이다.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모든 협회가 그렇겠지만 대한암협회 역시 기업의 후원이 절실하다. 협회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이다. 그리고 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예방과 치료에 대한 홍보도 빼놓을 수 없는 활동 중에 하나다.

 대한암협회의 초대 회장은 삼성그룹의 창립자인 이병철 회장이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이희호 여사가 명예회장직을 수락하면서 대통령 영부인이 명예회장을 맡는 전통이 생겼고, 지금은 김정숙 여사가 명예회장으로 있다.

 노동영 박사는 의사로서 질병 치료와는 별개로 전문성을 살리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봉사라는 것이 시간이 들고 성가신 일이기는 하지만 그 시간들이 성과로 나타났을 때의 보람은 그간의 어려움을 상쇄하고 남기 때문이다. 이제 정년을 3년 정도 남겨놓은 그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중이다.


대한암매거진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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