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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물(정신에너지)이 고이다 가라앉는 병이다. 물이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하고 고이게 되면 처음에는 역류한다. 그래서 우울증 환자들은 과거 일을 많이 생각하고 따지고 원망하고 자책하고 분노하곤 한다. 그러나 그 고임이 심해지면 늪과 같이 빠져들게 된다. 그 빠져듬은 천천히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소용돌이 늪같이 강하게 빠져든다.
정신에너지는 스프링같이 축적 형성되 있기 때문이다. 그 정도가 되면 꼼짝을 할 수가 없다. 주변은 진흙투성이 물로 가득차 있고 나는 움직일래야 움직일 수도 없고 극심한 공포와 불안에 쌓여 죽을 때까지 머물러야 한다. 사방을 꽉 채우고 있는 흙탕물이 무얼까? 바로 감정들이다.
감정은 우리 안의 축적된 잠재 에너지로서 잘 분화 발달시키면 현실을 헤쳐가는 데 유용한 에너지가 되나 갑자기 직면하게 되면 감당할 수 없는 적이 된다. 내안에 또 다른 내가 무수히 많듯이 감정은 자기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율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내 안의 깊은 감정 덩어리를 갑작스럽게 맞닦드리게 되면 나는 나의 통제권을 잃게 된다.
그 더 큰 힘을 갖고 있는 감정에 지배당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감정이 시키는 데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자기도 모르게 칼을 들고 손목을 긋고 넥타이로 목을 메게 된다. 만일 그 자살이 실패로 돌아가 현실을 회복하게 되면 자기가 어쩌다 그런 짓을 하게 됐는지 끔찍하기만 하다. 이런 무서운 우울증에 빠지지 않고 또 설사 빠졌더라도 빨리 빠져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 네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보자.
1. 식수면을 회복하라!
우울증은 마음만 앓는 게 아니라 몸도 앓는다. 몸으로 앓는 우울증 증세는 불면증, 식욕상실, 성욕감퇴 등이다. 우울증의 회복을 위해서는 일단 기본적인 몸의 컨디션이 회복되야 한다.
몸과 마음이 함께 좋아지지만 일단 몸은 몸대로 좋아질 수 있다. 바로 항우울제를 쓰는 것이다. 우울증의 90%는 약물로 좋아진다. 항우울제를 복용해 식수면을 정상으로 돌린다면 우울 증의 큰 고비는 일단 넘긴 것이다. 식수면이 불안정하면 심신의 건강을 악순환시키므로 일단 식수면을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것이 좋다.
2. 움직여라!
물이 고이게 되면 썩게 된다. 우울증은 의식의 정신에너지가 고여 무의식으로 가라앉는 병이다. 의식의 정신에너지가 가라 앉게 되면 의식의 기능들인 기억력, 집중력, 이해력, 상상력 등이 다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우울증에 걸리게 되면 일단 고여있는 상태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그 길은 움직이는 것이다.
움직이고 행동하다 보면 고여있는 물은 흔들리게 되고 가라앉 았던 에너지들이 부유하면서 의식을 충전시키게 된다.
3. 생각을 줄이기 위한 활동에 빠져라!
우울증은 생각이 많은 병이다. 의식의 주기능인 생각이 무의 식의 주기능인 감정을 눌러 감정이 복잡해지는 병이다. 그래서 생각을 줄이는 것이 우울증 치료에는 긴요하다. 생각을 줄이는 취미 활동은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이 도박 등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하곤 한다. 그들이 도박에 빠지는 이유는 큰돈의 유혹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박하는 동안에는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남편과의 부부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한 여자는 도박을 하면서 십 억 이상을 날렸다. 그녀는 자기의 쌓인 에너지를 아무 생각 없는 가운데 도박을 하면서 다 날렸던 것이다. 그녀는 돈을 따도 잃을 때까지했다. 돈은 정신 에너지를 상징하기도 하는 데 그들 에너지를다 소진했을 때 비로소 그녀는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었다. 빠찡꼬에 중독되는 이유도 빠찡꼬를 하면서는 생각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생각은 우리 감정을 억압하게 되고 그로 인해 우리는 감정의 불편함과 자기 에너지의 원활한 순환을 갖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바쁜 일상에서 억압된 감정을 해방시키고 적절하게 순환시키기 위해서는 생각의 억압에서 놓여날 필요가 있다.
4. 사랑에 빠져라!
우울증의 원인은 사랑하는 대상의 상실(loss of loved object)로 본다. 사랑을 할 때 나의 존재 에너지는 상대에게 쏠리게 된다. 그러면서 내 안의 잠재 에너지들이 계속 깨어나면서 의식으로 떠올라 의식의 중심인 자아를 충만시키게 된다. 사랑은 꼭 이성일 필요는 없다. 자기 일생의 목표(자기 실현)도 좋고 취미도 좋고 친구도 좋고 불쌍한 사람도 좋다. 내 에너지를 계속 상대에게 집중하고 퍼줄 때 내가 고갈되는 게 아니라 내잠재 에너지들이 깨어나면서 자아가 충만하게 되니 사랑의 삶을 사는 것이 우울증을 완전히 극복하는 길일 것이다.